속초사잇길 걷기 후기공모 은상 작품

공지사항

속초사잇길 걷기 후기공모 은상 작품

운영자 0 4,842 2020.12.14 11:43

(글쓴이 손명옥)

나에게 속초사잇길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우리가족과 내 주위분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처음엔 그냥 운동이 부족한 나에게 짝궁이 같이 걷기운동을 해보자는 권유로 하루에 만보를 목표로 걷기 시작하였다. 여러 달 그냥 뚜렷한 목표 없이 매일 가는 길을 걷는다는 게 지루하기 짝이 없을 즈음, 속초사잇길 백만보 걷기 챌린지에 참여하여 이왕이면 동기 부여하고 목표설정을 하고 해보기로 했다. 매일 매일 걷는 우리에겐 모 아이스크림 광고처럼 골라서 걸을 수 있는 안내자 같은 길이 생겨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나의 짝궁과 나는 하루에 한길씩 걸어보기로 하고 집에서 가까운 곳인 제7길 청조호길을 먼저 걸어보기로 했다. 처음엔 아는 길이라서 자신만만했지만, 걷다보니 다른 길로 가기 일수 였기에 길 안내자인 워크온을 켜고 걸으면서 새로운 속초의 모습을 하나하나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속초사잇길 10길을 걸으며 또 다른 모습의 속초를 즐기고 있었다.

속초에 살면서 속초사잇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새롭고 왜 관광도시 속초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속초사잇길 10길 길이 익숙해져 지루해질 즈음,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도 못가고 밖에 나가서 놀 수도 없고 집에서만 원격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 소위 말하는 확찐자(?)가 되어가는 아이들에게 가족회의를 통해 운동을 해보자고 결정을 했고, 걷는 게 익숙한 우리 부부는 괜찮겠지만 처음 걷는 것은 아이들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으로 걸으면서 해설을 들으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내가 살고 있는 속초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속초사잇길 주말 걷기에 동참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가족끼리만의 또 하나의 미션을 정했다.

짝궁과 그냥 길을 익히기 위해 걸을 때와는 다르게 해설을 들으면서 걷다보니 몇 십 년 산 우리부부조차 속초에 살면서도 알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니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관광도시 속초에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주말걷기는 우리가족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언니네 가족에게도 같이해볼 것을 권유하였다.

그렇게 언니네 가족과 주말걷기 길이 익숙해지고 함께 걷다보니 이번엔 골목골목 버려진 테이크아웃 컵들과 과자봉투가 눈에 띄었다. 평소 요양원과 환경정화 봉사를 다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봉사활동을 할 수 없었는데 속초사잇길을 걸으면서 환경정화 봉사도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언니의 의견에 아이들 모두는 대찬성을 하며 우린들만의 미션을 만들었다. 거대하고 웅장한 봉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아이와 어른들에게 스스로에게 자랑스런 속초를 만들 수 있는 기회와 동기 부여를 해주었다.

코로나19로 사회가 많이 시끄럽고 활동이 제한되어 놀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한되어 많은 규약이 있었지만 2020년 속초사잇길은 그렇게 우리가족과 또 다른 주위 분들에게 좋은 기회와 가족 간의 화합,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춘기 아이들과 소소하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며,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처음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모두가 힘들고 짜증이 많이 났고 많은 분들이 백만보 챌린지가 끝나면 미션 성공했으니 그만 해도 되지 않냐고 하지만 속초사잇길 덕분에 우리는 건강을 찾았고 가족이 더 단단해질 수 있었으며, 우리도 알 수 없었던 속초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누구보다 행복한 2020년을 보낼 수 있었다.

코로나는 지속되며 급변하고 있지만 우리가족은 오늘도 속초사잇길을 즐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