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사잇길 걷기 수기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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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사잇길 걷기 수기 응모 <글쓴이 최희순>

운영자 0 3,262 2020.12.14 14:54
속초 사잇길 영랑호길을 걸으며 많은 힐링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속초의 아름다운 호수 영랑호에서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울림을 받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영랑호길을 걸으며 받은 영감으로 써내려간 시로 응모해 봅니다.

<호숫가에 사는 나무가 겨울을 나는 방법>
호숫가에 사는 나무는
저 멀리서 찾아 온 철새의 울음소리와
누렇게 바랜 갈대의 온전한 속삭임을
사랑해야 한다.

호숫가에 사는 나무는
한숨 섞인 자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받아내고
지는 노을과 호수에 깃든 달빛의 황홀함에
눈시울이 붉어져도 참아내야 한다.

눈 내리는 날에는 온몸으로 차가운 눈을 맞이하고
바람 부는 날엔 두려워하지 말고 바람과 함께 떠돌다
가장자리부터 얼어가는 호수의 법칙도 이해해야 한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나뭇결을 결코 자랑하지 말아야하며
흘러가는 시간 앞에 특별한 것 없는 오늘을 살아내야 한다.

호숫가에 사는 나무는 늦은 오후와 한없는 공상에 잠기며
할 일 없는 이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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